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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경제

영화에서 현실세계로 - 아이언맨

by 라이꿀 2022. 9. 6.

  ‘아이언맨’은 온갖 첨단 기술의 복합체다. 영화 속 주인공은 강하면서도 가벼운 슈트를 입고 발밑에 달린 로켓 엔진으로 하늘을 비상한다. 헬멧에는 주변 상황을 분석한 정보가 표시되고 가슴에 달린 초소형 원자로에서는 이러한 기능들을 작동시키기 위한 에너지가 생성된다. 이런 모습을 갖추고 화려하게 악당을 물리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현실과 영화의 경계를 잊은 채 온갖 기능을 갖고 있는 슈트의 주인이 되고 싶다는 희망을 갖기도 한다. 얼마 전, 한 언론에서는 슈트의 가격을 추정했는데 그 값어치가 2조 원이나 된다고 한다. 가상이긴 하지만 그만큼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고 생산비용도 상당하다는 예상을 해볼 수 있다. 그런데 각각의 기능을 떼놓고 보면 그리 영화 속의 판타지만은 아니다. 현재 여러 나라에서는 아이언맨을 가능하게 하는 첨단 기술을 연구·개발 중에 있고 그 결과물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가벼우면서도 열에 강하고 단단한 물질 – 티타늄

  아이언맨 슈트의 소재는 ‘티타늄 골드’이다. 재빠르게 움직이면서 몸을 보호할 수 있는 강도를 가져야 되는데 금속 중에 이 조건들을 만족하는 것이 바로 티타늄이다. 우선 티타늄의 특성을 살펴보면 첫째, 비중이 작아 가볍다. 철의 약 60%의 비중을 갖고 있어 가볍고 튼튼함을 선보인다. 둘째, 녹는점이 높고 열전도율이 낮다. 이는 슈트가 열을 만났을 때, 변형을 방지하고 몸을 열로부터 보호하는데 큰 장점이 된다. 그리고 티타늄은 타 소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내식성이 우수하다. 물, 염소와 접촉하더라도 내식성을 가진다. 티타늄의 여러 속성들은 어떠한 환경에서도 그 본연의 목적을 다하는 능력을 발휘하게 한다. 티타늄이 사용되고 있는 분야는 자동차, 비행기, 선박 그리고 우주항공산업의 동체나 부품이 있다.

 

*하늘을 날기 위해 입는다 - Jetpack(제트팩)

  제트팩은 꾸준히 매스컴을 통해 개발 소식을 볼 수 있었다. 제트팩의 생김새를 보면 평범한 배낭과 같다. 추진체가 달려있는 배낭을 메고 하늘에 떠서 목적지까지 이동한다. 제트팩은 하늘을 날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대변한다. 그런데 이것의 시초를 보면 꽤 지난 과거의 일이다. 2차 세계대전이 진행되는 동안 독일군은 새로운 신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그중에 하나가 제트팩이다. 군인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지뢰밭을 건너게 하는 제격의 무기가 사람을 날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당시에는 실제 미사일에 사용되는 엔진을 장착하려 했다니 목숨을 담보로 하는 도박이나 마찬가지였다.

  세월이 흐르면서 현재는 안전과 기능을 동시에 추구하는 제트팩을 개발하고 있다. 제트팩은 과산화수소 또는 제트연료를 이용해 추진을 한다. 2007년 당시 23초의 비행으로 화제가 되었는데 가장 최근의 비행이 9분여간 지속되었다. 불과 몇 년 사이에 괄목할 만한 변화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장비의 가격이 20만 달러에 달한다는 것을 볼 때 일반인이 사용하기에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국 정부는 기술적 제약을 이유로 제트팩보다는 헬리콥터의 유용성에 주목하는 추세이다. 그리고 가장 큰 제약요인은 연료인 과산화수소의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이다. 농축 과산화수소는 생산이 많이 이루어지지 않고 정부, 기업에만 공급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제약요인을 해결하고 제트팩이 하늘을 떠다니는 날이 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주변의 정보가 바로 내 앞에 - HUD

  현재 바라보고 있는 시야를 벗어나지 않아도 여러 정보를 동시에 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 HUD(head-up display)이다. 비행기 조종사가 계기판을 내려다보지 않고 머리를 위로 올린 상태에서 정보를 볼 수 있다는 것에서 이름이 유래됐다. 본래 군사용 목적으로 개발되었지만 현재는 자동차에서도 손쉽게 볼 수 있는 기술이다.

  일반적으로 HUD는 비디오 생성 컴퓨터, 투영기, 조합기 이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있다. 컴퓨터에서는 프로젝터와 정보 사이의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고 정보를 이미지화한다. 이미지화된 정보는 투영기를 통해 시각화되는데 일반적으로 HUD에 쓰이는 투영기는 평행광을 이용한다. 투영기는 볼록렌즈 또는 오목거울과 발광다이오드, 음극 튜브, 액정 디스플레이로 구성이 되는데 이 장치에서 나온 평행광이 도달하는 곳에 이미지를 생성하게 한다. 조합기는 이미지가 투영되는 평평한 유리로 시청자 앞에 위치한다. 조합기는 특수한 코팅이 되어 있는데 투영기로부터 전달된 이미지를 반사하고, 그 외의 빛의 모든 파장을 통과하게 하기 위해서다. 일부는 투영기로부터 전달된 이미지의 초점을 정확히 맞추기 위해 곡면의 형태를 보이기도 한다.

 

*욕조만 한 공간에서 전기를 생산한다 - 소형 원자로

  원자로는 핵이 연쇄반응을 일으켜, 적절한 수준까지 조작하여 에너지를 얻는 장치이다. 대부분 전기를 발전시키는 데 사용되며 항공모함의 동력을 담당하기도 한다. 아이언맨의 가슴에 달린 반짝이는 물체가 이 원자로이다. 원자로에서 얻은 전력을 슈트의 전원에 이용한다. 하지만 현실의 원자로와는 차이가 크다. 그 크기에서 영화와 현실의 간극이 있다. 실존하는 원자로의 크기는 냉각장치와 여러 부수 장치들로 인해 무척 거대하다. 그런데 현재 소형 원자로의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소에서는 시스템 일체형 원자로를 개발했다. 기존 원자력발전소 용지의 30% 면적만 있으면 건설이 가능하고 생산 전력은 기존의 10~30% 수준으로 인구 10만 명이 이용 가능하기에 충분한 양이라고 한다. 아직 표준화와 안전성 검증이 남았지만 기술의 진보를 보여준 사례이다. 그리고 이보다 더 작은 초소형 원자로의 연구도 이루어지고 있는데 일본과 미국에서는 욕조만 한 원자로를 개발 중에 있다. 아이언맨에 쓰이는 크기의 원자로는 현재 불가능한 기술이지만 지금의 개발 속도를 보면 현실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아이언맨을 이루는 기술들이 현실세계와 완전히 동떨어진 것은 아니었다. 다만 기술의 수준이 과장되어 있을 뿐이다. 과거의 SF영화들을 보면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현실화된 기술들이 많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무선 통신, 레이저 무기 등이 다. SF영화에 나오는 것들은 과학기술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개발의 동기로 작용하기도 한다. 먼 미래에 아이언맨이라는 영화를 다시 보았을 때, 앞서 살펴본 기술들이 익숙한 존재가 되었을지 호기심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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